지난 2024년 10월부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시간이 날때마다 집 근처에 있는 법인택시 운수사에서 차량을 빌려서 운전을 하고 있다.
한번 나가면 짧게는 5시간 길게는 8시간 운전을 하고 집에 돌아온다. 무더웠던 가을날에 시작해서 폭설이 오는 겨울까지 한 계절을 겪으면서 이제 시간이 될때마다 운전을 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이었다.
우버 한국 대표로서 우버와 타사의 차이점을 알고 기사님과 승객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운전대를 더 잡을수록 내가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삶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고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어졌다. 마치 역사드라마를 보면 왕궁에서 뛰쳐나와 몰래 한양 저잣거리를 몰래다닐 때 저잣거리의 생동감과 날 것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듯, 나 역시도 주말에 운전대를 잡으면 택시 운전석에서 만나게 되는 세상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퇴근하기가 싫어진다.
택시운전석에서 바라본 세상은 새삼스럽게 다를 것은 없다. 퇴근하는 사람들, 회식하고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집에가는 사람들, 밤늦게 학원을 마친 학생들, 장보러 가는 식당 아주머니, 노인분들 등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 택시를 이용한다. 하지만 평범한 이웃들이 담아내는 그들의 삶을 보면서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양한 삶에 대한 이해와 지혜들을 배우게 된다.
전국에는 약 240,000여명의 택시 기사님들이 계신다. 240,000명 정도이면 지방 중소도시 정도의 인구인데 그 동안 우리는 택시기사님들을 너무 하나의 직업군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들 안에도 분명히 다양한 삶의 방식들이 있고 각자의 개성이 있다. 하지만 너무 우리가 일방적으로 2400,000명을 택시기사라는 카테고리에 가둬버린 것은 아닐까?
주말에 택시를 통해 다양한 이웃들을 만난 다음 월요일에 사무실에 출근하게 되면 좁은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비슷한 사람들을 통해 이해하는 세상이 가끔은 너무나 좁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가끔 일이 안풀리고 답답하면 택시 운전대를 잡으면서 생각을 할 때 일이 풀릴 때도 있다.
1.3평 작은 공간에서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일반 승객들이 잘 몰랐던 택시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갈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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